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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졸기

문하좌시중 성산백 배극렴의 졸기(1392년)

Lucidity1986 2023. 11. 11. 15:30

용의 눈물에서 배극렴을 맡은 김시원 배우님은 태조 왕건에서 수달을 연기했었다.

문하 좌시중(門下左侍中) 성산백(星山伯) 배극렴이 졸(卒)하니, 임금(太祖)이 3일 동안 조회를 폐하고 7일 동안 소선(素膳:어육을 쓰지 않은 반찬) 을 하고, 맡은 관원에게 명하여 예장(禮葬)하게 하였다.

극렴(克廉)의 본관(本貫)은 경산(京山:성산)이니, 위위 소윤(衛尉少尹) 배현보(裵玄甫)의 아들이었다. 성품은 청렴하고 근신하며, 몸가짐은 근실하고 검소하였다. 진주(晉州)·상주(尙州) 두 주(州)의 목사(牧使)가 되고, 또 계림 윤(鷄林尹:경주 윤) ·화령 윤(和寧尹)이 되어 모두 어진 정치를 하였다.

나가서 합포(合浦) 원수(元帥)가 되어 성을 쌓고 해자(垓字)를 파서 유망(流亡)한 사람들을 안집(安集)하였었다. 수비(守備)하는 것은 잘했으나 다만 싸워서 이기거나 공격하여 취하는 것은 그의 장점이 아니었다. 고려 왕조의 말기에 이르러 임금에게 마음을 돌려 조준 등과 더불어 서로 모의하여 임금을 추대하고는, 마침내 수상(首相)이 되었었다.

그러나 배우지 못하여 학술이 없어서 임금에게 의견을 아뢴 것이 없었으며, 세자를 세우는 의논에 이르러서도 이에 임금의 뜻에 아첨하여 어린 서자를 세울 것을 청하고는 스스로 공(功)으로 삼으니, 식자(識者)들이 이를 탄식하였다. 졸(卒)하니 나이 68세였다. 시호는 정절(貞節)이다. 아들이 없었다.

 

-태조 1년(1392년) 1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