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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소생 꿈꾸는 냉동인간 미국에만 수백명(1988년)

Lucidity1986 2023. 2. 23. 21:17

사람을 냉동시킨 뒤 미래에 다시 녹여 살아나게 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치료할 수 없는 질병으로 숨지거나 미래의 세계에서 다시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을 냉동해서 보관했다가 미래에 녹여 다시 살아나게 하는 연구기업이 미국에서 반대론이 무성한 가운데 활발히 진핼되고 있다.

미한의 과학잡지 「디스커버」지에 따르면 현재까지 20여년 동안 미국에서 냉동인간 상태에 들어간 사람은 수백명을 헤아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과학기술로는 냉동되어있던 사람이나 동물을 소생시켜 다시 살게 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저온생물학자들은 조만간 실현 가능성 있는 기술로는 심장 간 콩팥 등 신체 장기를 냉동보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심장과 간은 단지 몇시간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콩팥의 경우는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2,3 일 정도.

신체 장기를 냉동보관할때 가장 큰 난점은 조직이 냉동될때 냉동과정자체가 장기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세포사이의 공간에 있는 물이 냉동과정에서 얼음 결정을 이루게 되면 장기 조직을 절단하거나 찢어버리기 때문이다. 이같은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얼음결정이 만들어지는 시간여유를 주지 않기위해 급속냉동을 하거나 글리세롤등 부동액을 신체 장기속에 주입한 뒤 냉동시키는 방법이 있지만 아직 이 두 방법 모두 완벽한 결과를 얻기 힘들다.

인간 냉동보관은 신청자가 사망 직후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섭씨 0도로 냉각시킨 뒤 약 12시간에 걸쳐 혈액을 뽑아내고 얼음이 형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혈액과 글리세롤을 주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뒤 계속 알콜과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냉각시키다가 열차단 슬리핑백으로 사체를 조심스럽게 싼 뒤 흰색의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냉각캡슐에 넣어져 액체질소를 이용해 섭씨 영하 1백 96도에서 보관된다.

급속 냉각뒤 급속으로 냉동상태를 푸는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부동액은 대개 독성이 있고 세포를 파괴하지 않게 신체 장기 내로 골고루 신속하게 스며들게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의 저온생물학분야에서 가장 큰 발전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신체 장기와 같은 큰 신체 조직이 아니라 세포 사이에 물이 없어 냉동과정에서 해를 입지 않는 정자와 난자 같은 독립된 1개 세포조직의 냉동과 소생기술이다. 최근 야생동물 보존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정자와 난자의 냉동보관 기술을 멸종된 동물의 보존을 위해 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생물개체를 통째로 냉동보관했다가 소생시킬 수 있는 기술은 없다. 60년대 이후 지금까지 개를 대상으로 한 냉동소생실험에서 냉동 뒤 깨어난 개는 대부분 전간발작을 일으키거나 호흡기장애 폐렴등으로 죽었다.

인간 냉동 비용에 드는 비용은 12만 5천 달러(약 1억원)로 이중 4만 5천달러(약 3천6백만원)는 냉동보관을 위한 조작과 수송에 들어가고 나머지 8만달러(약 6천4백만원)는 액체질소값등 영구보관비용으로 쓰인다.

미국 인간냉동보관협회 회장 「애비벤브러햄」씨는 "인간냉동보관기술은 신과 자연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라며 죽음에 대한 인간의 투쟁중에서 가장 중요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도 적지않다. 미 「위스콘신」대 「매디슨」 병원의 저온생물학자인 「제임스 서더드」교수는 "인간냉동보관 기술은 과학적 뒷받침이 없다"며 "질명의 치료기술이 개발된 뒤에 냉동인간을 녹여봐야 새로운 치료술을 받을 수 있게 소생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1988년 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