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처음으로 호랑이새끼 2마리가 전기쇼크에 의한 사형집행을 당한 후 박제로 팔려나갔다. 광주 사직동물원(원장 이효묵)은 4월 6일에 태어난 새끼 3마리 중 수컷 2마리를 지난 15일 전기로 죽여 충남 예산군 오가면 분천리 김대원(45)씨에게 박제용으로 1백 50만원을 받고 팔았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직동물원은 새끼 3마리 중 암컷 1마리는 분양됐으나 수컷 2마리는 분양되지 않자 지난 9월부터 3차례나 공개입찰을 실시, 끝내 응찰자가 없어 분양길을 찾지 못했다.
동물원측은 그동안 새끼 한마리가 하루 4kg의 고기(8천원 상당)를 먹어치우는데다 이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사육장이 비좁아 큰 불편을 겪어왔다. 특히 지난 10월 하순부터 이들새끼의 어미인 호순(10살)이가 다시 발정, 애비 호돌(9살)이가 새끼들에게 질투를 하는데다 지난달 초엔 새끼들이 호돌이의 앞발에 얻어맞아 깊이 7.5m의 함정에 빠지기도 했었다.
이들 호랑이 부부는 국내최초로 새끼를 낳은 기록과 함께 지금까지 17마리를 분만, 최다산기록도 세웠다. 이들 새끼는 서울 어린이대공원과 부산 대구의 동물원등에 모두 분양돼갔으나 올해 낳은 3마리는 국내 각 동물원이 포화상태여서 보낼곳이 없었다.
호랑이를 죽여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귀한 동물을 보호는 커녕 고작 1백여만원을 받기 위해 전기로 죽인것은 전혀 이해가 가지않는 졸렬하고 무자비한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사직동물원 이효묵 원장은 "가슴아픈 일이나 동물원이 비좁아 어쩔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1978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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