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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형벌

상전을 강간한 사노(私奴) 실구지 형제와 박질을 능지 처참하다

Lucidity1986 2022. 7. 5. 05:02

사노(私奴) 실구지(實仇知) 형제와 박질(朴質)을 베었다. 한양(漢陽) 사람인 판사(判事) 이자지(李自知)는 딸 셋이 있는데, 맏딸은 내은이(內隱伊)로서 나이 16세에 아직 시집가지 않았고, 나머지는 모두 어리었다. 자지(自知) 부처(夫妻)가 서로 연이어 죽으매 내은이가 두 동생들과 더불어 종[婢] 연지(燕脂)와 소노(小奴)를 데리고 삼년상을 행하려고 하였다. 가노(家奴) 실구지(實仇知)가 그 아우와 더불어 과주(果州)에서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가 와서 과주로 내려가서 살자고 청하였다. 내은이가 말하기를,

"여자의 도리는 안방 문[閨門]을 나가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지금 부모님이 돌아가셨으니 어찌 네게 가서 살 수가 있느냐?"

하였다. 종이 말하기를,

"상전[主典]의 의식(衣食)이 우리들 두 사람에게 있으니, 만일 우리 계교를 듣지 않는다면 장차 돌보지 않고 도망하겠습니다."

하였다. 내은이가 부득이하여 그의 집에 갔더니, 종들이 기쁘게 공궤(供饋)하였다. 밤이 깊은 뒤에 실구지가 제 처남(妻男) 박질(朴質)을 방에 숨겨 놓고, 내은이를 발가 벗겨서 질(質)에게 맡겼다. 내은이가 크게 소리를 치고, 두 동생 연지(燕脂) 등도 또한 크게 소리를 쳤다. 실구지가 제 아우와 더불어 내은이의 두 아우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내은이는 굳세게 항거하다가 5경(五更)에 이르러 힘이 빠지니, 이에 박질이 그의 손발을 묶고 강간(强姦)하였다. 내은이가 도망하여 한성부(漢城府)에 호소하였다. 한성부에서 실구지 형제와 박질을 잡아다가 국문(鞫問)하니 사실대로 토설(吐說)하였다. 의정부(議政府)에 보고하여 계문(啓聞)하니, 율(律)에 의하여 능지 처참(陵遲處斬)하였다.

-태종 4년(1404년) 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