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게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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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당시 신문기사)/폭행(치사 포함)

시어머니 때려 치사 "악덕 며느리 벌 주라" (1965년)

Lucidity1986 2022. 5. 30. 16:14

29일 하오 4시경 서울 답십리동 184 김안성(70) 노파는 그의 며느리 김옥순(37)씨의 학대로 매맞고 냉방에서 앓다가 죽었다고 동민들이 서울 청량리 경찰서에 며느리 김 여인을 처벌해달라고 고발해왔다.

김 노파는 슬하에 장남 신재호(45)씨와 차남 신흥호(42)씨 등 2명의 아들이 있으나 평소 서로 어머니 모시는것을 거부하여 김 노파는 이집 저집으로 떠돌아다니던 중 지난 23일 경기도 장호원의 큰아들집에서 작은아들 집으로 돌아오자 작은 며느리인 김 여인이 시어머니 김 노파에게 "왜 벌써 왔느냐?"고 욕설을 퍼부으며 가슴 등을 마구 구타, 김 노파는 김 여인집 뒷방에서 앓다가 29일 하오 3시 절명했다고 동민들이 고발해온것이다.

그런데 김 노파의 시체는 시립동부병원에서 해부중이며 경찰은 악덕며느리 김씨를 조사중이다.

-경향신문 1965년 6월 1일

 

1. 사건의 성격: '현대판 고려장'과 존속 학대

  • 피해자: 70세 김안성 노파 (두 아들을 둔 고령의 어머니).
  • 가해자: 37세 며느리 김옥순 씨 및 부양을 거부한 두 아들.
  • 사건 요약: 두 아들이 서로 부양을 떠넘기던 중, 작은집으로 돌아온 시어머니를 며느리가 폭행하고 냉방에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존속 학대 치사 사건입니다.

2. 주요 분석 포인트

① 부양 책임 회피와 '떠돌이 생활' 기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대목은 70세 노모가 두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집 저집으로 떠돌아다녔다"는 점입니다. 1960년대는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대가족 해체가 가속화되던 시기였습니다. 부모 부양을 당연한 도리로 여기던 유교적 가치관이 경제적 궁핍과 개인주의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② 며느리에 의한 직접적 폭력과 '방치' 단순한 구박을 넘어 "왜 벌써 왔느냐"며 가슴 등을 마구 구타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특히 폭행 후 따뜻한 구들방이 아닌 '냉방'에 방치했다는 점은 가해자가 시어머니의 사망을 미필적 고의로 방조했음을 시사합니다.

③ 공동체의 감시망: '동민들의 고발' 이 사건이 수사로 이어진 계기는 가족이나 친척이 아닌 '동민(이웃)'들의 고발이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공동체의 결속력이 강해 집안 내부의 일을 이웃들이 훤히 알고 있었고, '불효'나 '학대'를 공동체의 도덕성을 해치는 중죄로 여겨 직접 행동에 나섰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시대적 맥락

  • 경제적 궁핍: 1965년은 1인당 GDP가 매우 낮았던 시절입니다. 노부모 부양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었던 시대적 상황이 비극의 단초가 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악덕 며느리'라는 표현: 기사 제목이나 본문에서 가해자를 '악덕 며느리'로 규정한 것은 당시 언론이 이 사건을 지극히 감정적이고 도덕적인 잣대로 바라보았음을 보여줍니다. (현재는 '존속 폭행' 등의 법률 용어를 우선 사용합니다.)

4. 시사점

이 사건은 60년 전의 일이지만, 오늘날 사회 문제로 대두된 '노인 소외'와 '간병 살인'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도덕적 결함'으로만 치부했던 부모 부양의 문제가 오늘날에는 국가적 복지 체계의 필요성으로 확장된 배경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