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게 쉬고 싶다

God rest my soul

사건사고(당시 신문기사)/폭행(치사 포함)

상관의 매 맞고 절명(1963년)

Lucidity1986 2022. 5. 30. 16:06

지난 3일 현역 육군 중위가 통근차 운행을 거부한 운전병(상병)을 '명령불복종'이라 하여 구타치사케 한 사건이 21일 사망자의 친형 김언수(36=경북 상주군 상주읍 서문동 46)씨에 의해 밝혀였다.

김씨에 의하면, 지난 3일 새벽 5시쯤 육군 제213 건설공병대대 식당앞에서 본부중대부관 이현식(29)중위가 통근차 '스리쿼터' 운전병 김태수(25)상병에게 "급한일로 차를 타고가야겠다"고 했으나 김상병은 "수송과장의 명령 없이는 통근차량을 운행할 수 없다"고 하자 주먹으로 구타, 졸도 사망케 한 것이라 한다.

김상병의 사인은 4일 제5육군병원에서 '뇌출혈'로 진단이 내렸고 시체는 5일 유족에게 인계, 부대안에서 간략한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했다 한다.

가해자 이중위는 제17범죄수사대에 살인 혐의로 구속되어 군재에 계류중이다.

피해자 친형 김언수씨의 말 = 매맞아 죽은 동생을 생각하면 억울하다. 내년 4월이면 제대할 아이였다.

육군 제213건설공병대대 부대장 한인석 소령 = 이미 이 사건은 군관계에 넘어갔으니 나로선 말할 수 없다.

-동아일보 1963년 8월 22일

주 : 스리쿼터는 흔히 닷지라고 불리는 1 1/4톤 차량입니다.

 

1. 사건의 성격: '원칙을 지킨 병사'를 향한 '장교의 사적 폭력'

  • 피해자: 25세 김태수 상병 (내년 4월 제대 예정이었던 숙련된 운전병).
  • 가해자: 29세 이현식 중위 (본부중대 부관).
  • 사건 요약: 차량 운행 원칙(수송과장 승인)을 지키려는 병사에게 장교가 사적인 필요나 급한 용무를 이유로 운행을 강요하다 폭행하여 사망(뇌출혈)에 이르게 한 사건입니다.

2. 주요 분석 포인트

① 정당한 절차 vs 권위주의적 명령 피해자 김 상병은 "수송과장의 명령 없이는 운행할 수 없다"는 군의 엄격한 배차 규정을 준수했습니다. 반면 이 중위는 이를 '명령불복종'으로 간주했습니다. 이는 당시 군대 내에서 규정보다 '계급의 위력'이 앞섰던 초법적 권위주의를 상징합니다. 원칙을 지키는 행위가 오히려 구타의 빌미가 된 모순적인 상황입니다.

② 은폐 시도와 유가족에 의한 공론화 사건은 8월 3일에 발생했으나, 신문에 보도된 날짜는 8월 22일입니다. 약 20일간의 간극이 있습니다. 부대 측은 "이미 군 관계에 넘어갔으니 말할 수 없다"며 폐쇄적인 태도를 보였고, 결국 피해자의 친형이 직접 나서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는 군 내부에서 조용히 처리(은폐 혹은 축소)하려 했던 정황을 짐작게 합니다.

③ 60년대 군대의 열악한 인권과 사법 처리 1963년은 군사 정권 초기 단계로, 군의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했던 시기입니다. 20대 중반의 청년이 주먹 구타만으로 뇌출혈을 일으켜 사망했다는 것은, 당시 군 내 구타가 얼마나 일상적이고 가혹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가해자가 '살인 혐의'로 구속된 점은 다행이나, 실제 군사재판에서 어떤 형량을 받았을지는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할 때 불투명한 부분입니다.

3. 시대적 파장과 시사점

이 사건은 '제대를 앞둔 병사(내년 4월)'의 죽음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공분을 샀을 것입니다. 특히 공병대대라는 특성상 노역과 작업이 많아 군기가 엄했던 곳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이후 군 내부의 구타 근절과 지휘관의 책임 문제를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