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상오 10시 10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과 4년 백영철(27-유도 3단)군은 동교 체육관 옆에서 같은 체육과 3년 김봉길(26-유도 3단)군을 차렷자세로 세워놓고 '선배 대우를 하지 않는다'고 구타하였는데 얻어맞은 김군은 현장에 쓰러졌다가 경북대학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운반도중 사망하였다. 학우 2명과 함께 쓰러진 김군을 동 병원으로 운반하였던 백군은 김군이 사망한 것을 알자 곧 대구서에 자수했는데 이에 대해 계철순 경북대학총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매우 유감된 일이다. 내가 알기에는 상급생이 하급생에게 기합을 넣다가 죽인 것이 아니고 사감으로 때린 것으로 보인다. 조사해서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하겠다."
-조선일보 1962년 7월 20일
1. 사건의 성격: '위계에 의한 살인적 폭력'
- 가해자: 27세 백영철 (유도 3단, 4학년)
- 피해자: 26세 김봉길 (유도 3단, 3학년)
- 사건 요약: 유도 고단자인 선배가 후배를 '차렷 자세'로 세워 무방비 상태로 만든 뒤, 소위 '선배 대우'를 문제 삼아 구타하여 숨지게 한 사건입니다.
2. 주요 분석 포인트
① 무도인(유도 고단자)에 의한 치명적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유도 3단의 숙련된 무도인이었습니다. 유도 3단은 당시 기준으로 상당한 실력자이며, 이들의 신체적 가격은 일반인의 폭력보다 훨씬 치명적입니다. '차렷 자세'라는 무방비 상태에서 가해진 타격은 피해자가 방어 기제를 전혀 작동할 수 없게 만들어 즉사 혹은 급사에 이르게 했습니다.
② '선배 대우'라는 명분과 강압적 문화 폭력의 원인은 "선배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60년대 대학가, 특히 체육학과 내부에 군대식 위계질서가 강하게 이식되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한 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27세 vs 26세), 학번이라는 계급이 인격적 존중보다 앞섰던 시대적 비극입니다.
③ 대학 총장의 무책임한 발언 당시 계철순 경북대 총장의 발언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매우 충격적입니다.
"상급생이 하급생에게 기합을 넣다가 죽인 것이 아니고 사감으로 때린 것으로 보인다."
이 발언은 역설적으로 '교육적 목적의 기합(폭력) 중 발생한 사망'이라면 어느 정도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폭력 자체를 엄단하기보다 '기합이냐 사적인 감정이냐'를 따지는 태도는 당시 교육계가 학내 폭력을 얼마나 관대하게 수용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3. 시대적 맥락과 파장
- 전후 복구기와 군사 문화: 1962년은 5·16 군사정변 이듬해로, 사회 전반에 군사적 규율과 상명하복의 문화가 강력하게 주입되던 시기입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대학 상하관계에 그대로 투영되었습니다.
- 자수와 처벌: 가해자가 즉시 자수한 점은 본인도 사망까지는 예상치 못했을 가능성(폭행치사)을 보여주지만, 유도 고단자가 살상력을 인지하고 때렸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은 피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4. 시사점
이 사건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발생하는 '체육계 가혹행위'의 뿌리 깊은 역사를 보여줍니다. "기합을 주다 죽인 게 아니라서 유감"이라는 식의 인식은 피해자의 생명권보다 조직의 위계와 관습을 우선시했던 당시 사회의 민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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