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게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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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당시 신문기사)/폭행(치사 포함)

술취한 사병이 민간인을 치사(1959년)

Lucidity1986 2022. 5. 29. 20:09

부대를 무단 이탈한 군인이 술에 만취되어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문고리쇠'로 민간인을 무수 구타하여 죽여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하오 서울지방법원에서는 술먹다 매맞아 죽은 이의익(36=서울 영등포동 7가 139)씨의 시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였는데 동 사건은 12일 밤 12시경 부대에서 취침하여야 할 203 병기대대 소속 심우섭(29)하사가 부대를 무단이탈하여 인근에 있는 민간인 이의성씨 집에 가서 동네 민간인 5명과 약주 다섯되를 마시고 만취된 골에 기분나쁘다고 하면서 문고리쇠를 뽑아들고 전기 이씨를 무수히 구타하여 급기야는 사망케 하였던 것이라고 한다.

한편 피의자 심 하사는 육군 제 15범죄수사대에 구속되었으며 수사대에서는 이씨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죽은 시체를 압수하려는 것이다.

-조선일보 1959년 1월 14일

 

1. 사건의 성격: '무단이탈 군인에 의한 무동기성 살인'

  • 가해자: 29세 심우섭 하사 (육군 203 병기대대 소속).
  • 피해자: 36세 이의익 씨 (민간인).
  • 사건 요약: 부대를 무단이탈한 군인이 민간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만취 상태에서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현장의 문고리쇠를 흉기로 사용하여 민간인을 구타 살해한 사건입니다.

2. 주요 분석 포인트

① 흉기로 돌변한 생활 도구: '문고리쇠' 기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범행 도구입니다. 계획적인 살인이 아니었기에 주변에 있던 문고리쇠(문의 빗장이나 고리 역할을 하는 쇠붙이)를 즉석에서 뽑아 흉기로 사용했습니다. 이는 가해자가 당시 이성을 완전히 잃은 광기 어린 상태였으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때까지 무차별적이고 반복적인 타격을 가했음을 짐작게 합니다.

② 군 기강 해이: 무단이탈과 야간 음주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밤 12시경입니다. 군인은 부대 내에서 취침해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무단이탈을 감행했고, 인근 민간인 집에서 '약주 다섯 되(약 9리터)'라는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셨습니다. 이는 1950년대 말 한국 군대의 하사관급 기강이 얼마나 느슨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③ '기분 나쁘다'는 이유의 잔혹성 특별한 원한 관계나 금전적 목적이 없는 소위 '묻지마 범죄'의 양상을 띱니다. 함께 술을 마시던 동네 사람을 상대로 단지 '기분이 나쁘다'는 주관적인 감정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것은, 당시 군인들이 민간인을 대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고 언제든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겼던 우월적 인식이 깔려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3. 법적 절차와 '시체 압수수색 영장'

기사 서두에 '시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언급됩니다. 이는 현재의 '부검 영장'과 같은 개념입니다. 가해자가 군인(하사)이므로 수사는 군 범죄수사대(제15범죄수사대)에서 진행하지만, 사망한 민간인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법적 절차는 일반 법원(서울지방법원)을 통해 영장을 발부받아 진행했음을 보여줍니다.

4. 시대적 배경

1959년은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회 전반에 폭력에 대한 불감증이 남아있던 시기입니다. 군인들이 민가에 내려와 횡포를 부리는 일이 빈번했으나, 이처럼 문고리쇠를 휘둘러 사람을 죽인 사건은 당시로서도 매우 흉악한 범죄로 받아들여져 언론에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