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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당시 신문기사)/폭행(치사 포함)

피서객에 사형(私刑) 해군사병들이 작당(1960년)

Lucidity1986 2022. 5. 29. 21:35

지난 2일 목포항에서 약 4km 가량 떨어진 육도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들이 해군사병들에게 린치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해양훈련을 하고 있는 목포해군경비부 소속 손 선임하사외 2명은 이날 하오 6시경 김기호씨 등 7명을 사소한 시비끝에 그들의 천막으로 강제납치 야구방망이로 무수 구타하고 한시간 후에야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같은날 다른 해군 사병들도 이곳에서 문달수씨 외 3명을 구타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동아일보 1960년 8월 6일

 

1. 사건의 성격: '휴양지에서의 군에 의한 민간인 테러'

  • 가해자: 목포해군경비부 소속 손 선임하사 외 사병들.
  • 피해자: 김기호 씨 등 7명 및 문달수 씨 외 3명 (총 11명 이상의 피서객).
  • 사건 요약: 해양훈련 중이던 해군들이 사소한 시비를 빌미로 시민들을 자신들의 천막으로 납치하여 야구방망이 등 흉기를 동원해 집단 린치를 가한 사건입니다.

2. 주요 분석 포인트

①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린치' 단순한 우발적 싸움이 아닙니다. 피해자들을 '천막으로 강제 납치'했다는 점과 '야구방망이'라는 둔기를 미리 준비하거나 사용했다는 점은, 이 폭력이 매우 조직적이고 가학적이었음을 시사합니다. 한 시간 동안이나 감금하고 구타했다는 것은 군대가 민간인을 잠재적 적군이나 훈육 대상으로 여겼던 당시의 비뚤어진 군인 정신을 보여줍니다.

② 군의 특권 의식과 안하무인(眼下無人)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공공 해수욕장이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즐겁게 휴가를 보내는 공간에서 군인들이 대낮(하오 6시)에 시민들을 납치해 고문 수준의 폭행을 가했다는 것은, 당시 군이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특권 의식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③ 4·19 혁명 직후의 과도기적 배경 1960년 8월은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진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사회 전반에서 "민주화"와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군 내부의 폭력적인 문화와 민간인 경시 풍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3. 시대적 맥락: 군 치안권과 민간의 충돌

당시에는 군인들이 민간 구역에서도 상당한 권력을 행사하곤 했습니다. 특히 목포와 같은 항구 도시에서 해군 경비부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을 것입니다. 기사 마지막에 "다른 사병들도 행패를 부렸다"는 대목은, 이것이 특정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당시 해당 부대 사병들 전반에 퍼져 있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부대 분위기를 증명합니다.

4. 시사점

이 사건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대'가 오히려 '국민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던 한국 현대사의 아픈 단면입니다. 야구방망이로 무장한 군인들에게 납치되어 공포에 떨었을 피서객들의 모습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국가 폭력의 일상화를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