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죽음 연출 사건은 아마추어 사진작가이자 보일러 배관공으로 일하던 이동식(李東植, 당시 42세)이 단골 이발소에서 만나 애인이 된 여성 면도사를 상대로 죽어가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 독극물로 살해한 사건이다.
1. 사건 개요
사건은 1982년 12월 14일에 발생했다.
이동식은 당시 애인이던 피해자를 구로구(지금의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호암산으로 데리고 가서 사진 촬영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건네 줄 감기약에 독극물인 청산가리를 주입했다.
그리고 그 감기약을 애인에게 건네 주면서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먹어야 한다고 권했고, 그 약을 먹은 피해자는 사진 촬영 중 고통스럽게 죽어가기에 이르렀다.
범인 이동식은 아무 죄의식도 없이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모습부터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무려 21장의 사진에 담는 잔인성을 드러냈다.
숨진 피해자의 시신은 낙엽 등으로 묻혔고, 며칠이 지난 후 범행 장소에서 병정 놀이와 총싸움을 하던 동네 어린이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사건을 접한 서울특별시 남부경찰서(지금의 금천경찰서)는 피해자의 부검과 인맥 관계도 조사 등을 통하여 범인 이동식의 존재를 파악하였으며, 밀착 수사 및 집안 수색을 통해 범인으로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범인의 집 지하 보일러실 벽 속에서 필름과 노트가 발견되었고, 이들이 모두 결정적인 증거물로 확보되었다. 범행을 극구 부인하던 이동식은 사진 감정을 했던 전문가의 의견 한 마디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하기에 이르렀다.
2. 범행 과정
어려서부터 불우한 가정 환경과 잦은 학교폭력 등에 시달리는 과정에서 자란 범인 이동식은 수 건의 범죄 행각으로 이미 전과 3범이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범인 이동식은 우연히 사진을 접하게 되면서 적극적인 사진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고, 한때 사진전에서 은상까지 수상할 정도로 빛을 보았다.
하지만 머지 않아 특별한 주제를 찾지 못하여 고전을 면치 못했던 범인 이동식은 결국 누드 모델 촬영을 감행하는 데 이르렀고, 평소 자주 드나들던 이발소에서 피해자를 만나게 된다. 당시 피해자는 이발소 면도사로 일하고 있었다.
얼마 후 이동식은 피해자로 하여금 누드 모델을 통해 출세시켜 주겠다는 말을 건넸고, 피해자도 이에 응하면서 사진 촬영 활동을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둘은 점점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범인 이동식은 주변의 의혹과 피해자와의 염문설 등으로 골머리를 앓아 오던 중 급기야 내연 관계로 발전한 피해자(여자 면도사)를 살해하기로 작정한다.
그 과정에서 죽어가는 애인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출품하려는 심사에서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었다.
3. 범행 여파
비정상적인 인격과 지나친 집착에서 비롯된 이 비극적인 사건은 전국을 분노와 경악에 빠뜨렸다.
구속 기소된 이동식은 1심에서 사형 선고 후 항소했으나 고등법원에서도 사형선고는 이어졌고, 결국 상고가 기각되어 1984년 2월 16일 사형이 확정 판결되었으며, 2년이 지난 1986년 5월 27일 서울구치소(지금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사형이 집행되었다.
이 사건은 11년이 지난 1997년 8월, MBC 《경찰청사람들-죽음의 미학 편》의 소재로 채택되어 방영되었으며, 2012년 1월에는 MBC 《서프라이즈》에 당시의 사건 담당 형사와 사진 감정 전문가가 출연한 ‘진실인 사건’으로 방영되기도 하였다.
4. 추가 논란
옛 부인까지 살해당했을 거라는 의문을 제기한 전처의 유족들의 뜻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한 동반 수사가 진행되었으나, 뚜렷한 증거 및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동구(지금의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했었던 피해자가 근무한 이발소는 여성 종사자들에게도 속옷을 착용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심한 퇴폐 이발소로 알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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