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차(淸差) 한거원(韓巨源)이 서울에 들어왔다. 상(효종)이 편전에서 접견할 적에 대신들도 역시 입시하였는데, 거원이 예부(禮部)의 자문(咨文)을 바쳤다. 그 자문에 이르기를,
"조선에서 조창(鳥槍)을 잘 쏘는 사람 1 백 명을 선발하여, 회령부(會寧府)를 경유하여 앙방장(昂邦章)의 통솔을 받아 가서 나선(羅禪:러시아)을 정벌하되, 3월 초10일에 영고탑(寧古塔)에 도착하시오."
하였다. 거원이 자리를 피하여 절을 하자, 상이 위유하고 이어 차를 하사하면서 이르기를,
"나선은 어떤 나라이오?"
하니, 거원이 아뢰기를,
"영고탑 옆에 별종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나선입니다."
하였다. 거원이 회자(回咨) 받기를 청하자, 영의정 정태화가 말하기를,
"영장(領將)은 어떤 관원으로 정하여 보내야 하겠소?"
하니, 거원이 말하기를,
"북도의 변장이나 수령을 차출하여 보내는 것이 편리할 것 같습니다."
하였다. 거원이 물러가자, 태화가 아뢰기를,
"우리 군사가 강을 건넌 뒤에 저들이 만일 군량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군색한 걱정거리가 있을 터이니, 그 도로를 계산하여 군량을 싸서 보내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그렇다."
하였다. 태화가 아뢰기를,
"북우후(北虞候) 변급(邊岌)이 영장에 적합합니다."
하였다.
효종 5년(1654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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