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게 쉬고 싶다

God rest my soul

사건사고(당시 신문기사)/성범죄

20대 처녀 추행 경찰관도 합세(1984년)

Lucidity1986 2022. 5. 31. 01:57
"내말 잘들으면 아침에 풀어주겠다"고 유인
방범대원과 파출소 숙직실로 데려가 희롱
진정사건 관련순경 "장난쳤다" 자백

서울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 안에서 폭행을 당한 김모양은 경찰 수사 결과 방범대원 이외에도 당직 경찰관에게도 추행을 당한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경 형사과는 27일 지난 24일 새벽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 안에서 추행을 당했다고 진정한 김모양(24/성동구 성수동) 사건에 대한 수사에서 당초 김양이 주장한대로 방범대원만이 추행한 것이 아니라 이 파출소 근무 오모 순경(27)도 합세해 파출소 숙직실에서 김양에게 추행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순경을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김양은 24일 새벽 2시경 술에 만취해 택시운전사들과 시비를 벌이다 파출소에 가 경찰관과 방범대원들에 의해 소란을 피운다는 이유로 숙직실에 보호돼있던 중 새벽 3시 50분경 오순경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김양은 오순경이 "내말을잘들으면 아침에 보내주겠다"며 숙직실 방에 끌어들여 욕을 보였다고 주장한 반면 오순경은 "김양의 신체일부분에 손을 넣는등 장난을 했다"고 자백했다.

방범대원 정모씨(33)도 "김양의 스커트를 들추는등 장난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양은 백병원과 경찰병원에서의 진단결과 질내에 약 1cm가량의 상처가 나있는것이 확인됐다.

한편 김양은 경찰관과 방범대원이 추행한것이 아니라 강간까지 했다고 주장, 방범대원이 팬티를 벗긴다음 오순경과 방범대원 정씨가 욕을 보였다고 진술, 경찰은 이부분에 대해 집중조사하고 있다.

경찰의 자체감찰조사에서는 피해자인 김양이 진정한 내용의 사실여부를 밝혀내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자의 정신상태가 이상하다고 판단, 정신감정을 의뢰하려고까지 했었으나 형사경찰이 별도의 수사를 펴 경찰관의 이같은 자백을 받아냈다.

-동아일보 1984년 7월 27일

 

1. 사건의 성격: '공권력에 의한 보호가 아닌 유린'

  • 일시 및 장소: 1984년 7월 24일 새벽, 서울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 숙직실.
  • 가해자: 오 모 순경(27) 및 방범대원 정 모 씨(33).
  • 피해자: 24세 여성 김 모 양.
  • 사건 요약: 술에 취해 시비가 붙어 보호 조치 된 여성을 파출소 숙직실로 끌고 가 경찰관과 방범대원이 집단으로 성추행 및 성폭행한 사건입니다.

2. 주요 분석 포인트

① "말 잘 들으면 보내주겠다"는 권력형 협박 현역 순경이 유치·보호의 권한을 이용해 "말을 잘 들으면 아침에 풀어주겠다"고 회유한 것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의 양상을 띱니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자가 시민의 자유를 미끼로 성적 착취를 시도한 점은 국가 공권력의 도덕적 파산을 의미합니다.

② '장난'으로 치부하는 가해자의 태도 가해자인 오 순경과 방범대원 정 씨는 조사 과정에서 신체 부위를 만진 행위에 대해 "장난을 쳤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는 질 내에 상처가 날 정도의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도, 가해자들은 이를 가벼운 유희로 묘사하며 범죄 의식을 결여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는 당시 경찰 조직 내에 팽배했던 비인권적 인식과 성 인지 감수성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③ 경찰의 조직적 은폐 시도와 2차 가해 가장 경악스러운 부분은 경찰 내부 감찰팀의 태도입니다.

  • 피해자 탓: 감찰팀은 사실 확인을 하기보다 "피해자의 정신 상태가 이상하다"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습니다.
  • 정신감정 의뢰: 피해자를 미친 사람으로 몰아 진술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려 했던 시도는 조직적인 은폐 및 2차 가해의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다행히 형사팀의 별도 수사로 자백을 받아냈지만, 경찰 조직이 스스로를 정화하기보다 보호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3. 시대적 맥락: 80년대 경찰의 위세와 인권

1980년대는 치안본부 등 경찰의 권한이 매우 비대했던 시기입니다. 파출소 숙직실은 외부와 격리된 폐쇄적 공간이었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은 은폐되기 쉬웠습니다. 이 사건은 2년 후인 1986년에 발생한 '부천서 성고문 사건'과 맥을 같이하며, 당시 공권력이 피의자나 보호 대상자를 대하는 가학적인 문화를 투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