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 55분 서울지검은 사형이 확정된 위장 귀순 간첩 이수근(45/전 북괴 중앙통신부사장)을 서울구치소 집행사에서 사형을 집행했다. 지난 67년 3월 22일 판문점을 통해 위장귀순한 이는 자유를 배반하고 위장귀순 2년 3개월 11일(833일)만에 교수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날 사형집행에는 집행관인 서기석 서울구치소장과 서울지검 김병하 검사, 교회사(교무과장), 유언녹취관(서무과장), 검시관(의무과장), 계호과장 등이 입회한 가운데 법무장관의 형집행명령(지난 1일)에 따라 집행됐다.
이는 지난 5월 10일 서울형사지법에서 국가보안법반공법, 간첩죄 등이 적용되어 처조카 배경옥(30/서울고법에 항소중)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은 후 항고기간인 7일 간이 지나도록 항소를 하지 않아 지난 5월 7일 사형이 확정됐었다.
이날 사형집행에 입회했던 김병하 검사에 의하면 사형이 집행되기 전 이는 유언을 통해 "정성어린 국민들을 배반한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하더라고 한다.
이날 푸른 수의에 검정고무신을 신은 이는 집행관들이 입장하기 전 교도관 2명의 계호를 받으며 집행장에 도착했다.
형집행서와 판결문 낭독에 이어 약 10분간 이의 유언을 들었는데 새하얗게 핏기가 가신 얼굴에 뱀눈을 가늘게 뜬 이는 "국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어 이의 얼굴에는 면포가 씌워지고 교수대로 연행됐는데 검시관은 20분 후인 12시 15분 이의 절명을 확인했다.
-동아일보 1969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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