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팔이 소녀
크리스마스 이브 날 밤이었다. 가로등이 깜박 속아 넘어갈 정도로 따스한 색의 빛을 흘리고, 별이 사라진 하늘 아래 각자 자신의 별을 품에 안고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밤이 세상을 삼킬 수록 밝아지는 거리의 조명에 홀린 것마냥, 떠도는 사람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모두가 기다리는 성탄의 밤이 기울고,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 비틀거리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가운데. 한 소녀가 서 있었다. "스투 팝니다, 공허의 유산 해 볼 생각 없으신가요?.." 붉게 튼 손에는 '스타크래프트 2 : 공허의 유산' 이라 적힌 상자가 들려있었다. 약하게 떨리는 다리 아래로는 그와 같은 것들이 쌓여 있었다. 붙잡을 새도 없이, 언제나 해왔던 그대로 미끄러져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닿지 않을 것만 같은 목소리가 찬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