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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당시 신문기사)/대노

"장관은 뭐하냐" DJ 대노 경제대책 조정회의서 강한 질책(1998년)

Lucidity1986 2023. 11. 9. 21:21

김대중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제대책 조정회의에서 「경제팀」을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 박지원 대변인은 『취임 후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 봤다』 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환율과 금리, 물가를 안정시켰지만 이는 외국의 도움에 의한 것 』 이라며 『우리가 한 것이 무엇이며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대통령은 『경기 회복을 위해 많은 돈을 풀었으나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는 효과가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공기업은 국내외적으로 개혁이 안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출은 안하고 수입이 축소되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 『실업대책은 아직도 효과적이지 못하다.』 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왜 장관들은 현장에 나가지 않고 부하들의 보고만 받는가 』 『 장관들이 은행에 쩔쩔매고 있는 형편 아니냐』 고 「탁상행정」 「소극적 업무 처리」 를 비판하고 『 금융구조조정을  하고 임원만 바꾸면 잘 된다고 했는데 뭐가 잘 되느냐』 고 질책했다.

김 대통령은 『신 3저(低)의 호기를 맞았지만 잘 된다는 전망도 없다.』 며 『 이제는 과거 정권 얘기만 해서는 안 되며 책임있는 논의를 해달라』 고 요청했다. 박 대변인은 토론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김대통령이 참석자들을 일일이 호명해가며 『은행돈과 예산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집행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 고 다그쳤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도 토론에 참여, 『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당장 은행 돈과 재정을 통해 돈이 돌도록 조치하라 』 『 실업대책 정권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는데 아직도 효과적이지 못한 만큼 위험사태가 오지 않도록 본격적으로 대비하라 』 고 촉구했다.

김 대통령은 또 『 대기업들이 기업을 매각하거나 외자를 유치하는 협상이 진행되다가 마무리 단계에서 잘 되지 않는다. 』 며 『 장관들이 직접 세일즈에 나서라』 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토론 후 『 은행개혁이 끝난만큼 더이상 변명이 필요없다. 』 며 『담당 장관들이 은행장 책임아래 돈을 돌게하고 한은 총재는 인센티브와 제재를 함께하라 』 고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실업대책과 관련한 조직을 보강토록 아울러 지시하고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을 맡고있는 실업대책위원회는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직접 맡았으면 한다. 』 고 요청했다.

- 경향신문 1998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