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의정 허조의 졸기
좌의정 허조(許稠)가 졸(卒)하였다. 허조는 경상도 하양현(河陽縣) 사람인데, 자(字)는 중통(仲通)이다. 나이 17세에 진사시(進士試)에 합격하였고, 19세에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하였다. 뒤에 은문(恩門) 염정수(廉廷秀)가 사형을 당하였는데, 문생(門生)과 옛 부하이던 아전[故吏]들이 감히 가 보는 이가 없었는데, 조(稠)는 홀로 시체를 어루만지며 슬피 울고, 관곽을 준비하여 장사지냈다. 경오년에 과거에 합격하였고, 임신년에 우리 태조께서 즉위하시어 특별히 좌보궐(左補闕)을 제수하였고, 곧 봉상시 승(奉常寺丞)으로 옮겼다. 그때에 예제(禮制)가 산실(散失)되었었는데, 조(稠)가 전적(典籍)을 강구(講究)하여 힘써 고제(古制)에 따르게 하였고, 뒤에 잇따라 부모상(父母喪)을 당하였는데, 무릇 치상(治喪..
2022. 7. 5.
남편을 살해한 충청도 연산현의 내은가이를 저자에서 거열하다
연산(連山)의 부인(婦人) 내은가이(內隱加伊)를 저자[市]에서 거열(車裂)하였다. 충청도(忠淸道) 연산현(連山縣) 백성 우동(牛童)의 아내 내은가이가 이웃 남자 강수(姜守)와 정을 통하였는데, 하루는 우동이 6일 동안의 양식을 싸 가지고 일 때문에 이웃 고을에 가니, 내은가이가 강수에게 이르기를, "노중(路中)에서 기다렸다가 죽이는 것이 좋겠다." 하니, 강수가, "노중(路中)에서는 나는 감히 못하겠다. 네가 만일 중로(中路)에서 머물게 하여 같이 잔다면, 내가 죽일 수 있다." 하였다. 우동이 곧 돌아오게 되자, 내은가이가 주찬(酒饌)을 가지고 중로(中路)에서 맞이하여 술을 먹이고, 인하여 말하기를, "오늘 저녁은 밭 가운데서 같이 자며 곡식을 지키는 것이 좋겠소." 하니, 우동이 믿고 그대로 따랐다...
2022.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