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 구성우(具成祐)의 처 유씨(柳氏)를 주살(誅殺)하였다. 유씨가 처음에 김익달(金益達)에게 시집갔었는데, 익달이 장가든 지 사흘 만에 버리었다. 뒤에 구성우에게 시집갔는데, 구성우가 아들이 없이 죽었다. 유씨가 명복을 빈다고 성언(聲言)하고 승가사(僧伽寺)에 가서 중 신생(信生)과 사통(私通)하여, 신생이 때 없이 왕래하였다. 구성우의 종 소고미(小古未)와 계집종 영생(英生) 등이 엿보다가 잡으려 하니, 유씨가 신생과 공모하여 도리어 두 사람을 살해하였다. 일이 발각되자, 헌사(憲司)에서 유씨와 신생을 잡아 국문하고 주살하기를 청하였다. 임금(정종)이 말하기를, "범한 바가 크기는 하지만, 봄·여름은 만물이 생장하는 때라, 옛 법에도 죽이는 것을 꺼렸으니, 추분(秋分)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