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빠-의 폭한(暴漢) 종로서에서 8명 검거(1940년)
종로거리의 다방, 빠-는 "부량패"들이 우굴우굴
차한맘노코 마실수없다는 비난이 점고, 종로서에서는 이를 숙청하고저 눈초리를 노리고 잇던중 과연 작 12일 밤 관철정 흥아 빠-에서 야료를 치는 부내삼청정 36번지 무직 김두한 외 2명을 검거하고 다시 종로 2정모 경성다방에서 삼청정 63번지 이부귀(31)를 이의 한패인 명대흥아과 학생 이윤선(23), 전자동차운전수 김영범(28)을 청진정 63번지 1호 조선권번 기생 오금홍의 집에서 숨어잇는것을 검거하엿는데 이들은 종로 2정목 한양 빠-에서 손님들에게 폭역(폭력)행위를 가한것이다.
현재 도합 8명을 잡어들엿고 게속활동하야 부랑패의 소굴 '네온가'의 숙청을 철저단행할터이라 한다.
-동아일보 1940년 7월 14일
해방전 기사라 철자나 맞춤법 등이 현재와는 많이 다르나 원문그대로 기록
1. 사건의 성격: '밤의 거리' 기강 잡기와 조직 폭력배 검거
- 일시: 1940년 7월 12일 밤
- 장소: 종로 관철정 '흥아 바(Bar)', 종로 2정목 '경성다방', '한양 바' 등
- 주요 검거 인원: 김두한(당시 약 22세), 이부귀(31), 이윤선(대학생), 김영범(운전수) 등 총 8명
- 사유: 주점 및 다방에서의 야료(부당한 우기기나 소란) 및 손님들에 대한 폭력 행위
2. 주요 분석 포인트
① '협객'의 이면: 시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 드라마나 소설 속 김두한은 종로 상인을 보호하는 인물로 그려지곤 하지만, 당시 기사는 "차 한 잔 마음 놓고 마실 수 없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높았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흥가인 '네온가'를 거점으로 일반 손님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소란을 피우며 민생을 위협하는 존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② 조직의 구성: 다양한 계층의 결탁 검거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흥미롭습니다.
- 무직자(김두한): 전형적인 주먹계 인물.
- 대학생(이윤선): 명대(명치대학, 현재의 메이지대학) 학생이 폭력단에 가담했다는 점은 당시 지식인 청년층 중 일부가 주먹 세계와 연루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 기술직(김영범): 당시 귀했던 '자동차 운전수'가 포함된 것으로 보아, 조직의 기동성이나 활동 범위가 단순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③ 도피처로서의 '권번 기생'의 집 가해자들이 조선권번 기생 '오금홍'의 집에 숨어 있다가 잡혔다는 대목은 당시 주먹패와 유흥업계(권번, 기생)의 밀접한 공생 관계를 보여줍니다. 경찰의 눈을 피해 기생의 처소에 은신하는 것은 당시 범죄자들의 전형적인 도피 경로 중 하나였습니다.
④ 일제 경찰의 '숙청' 의지 1940년은 일제가 중일전쟁을 치르며 후방의 치안 유지와 전시 동원 체제를 강화하던 시기입니다. 사회 불안을 조성하는 불량배들에 대해 '숙청'이라는 강한 단어를 사용하며 철저히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전시 체제 하의 엄격한 사회 통제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3. 시대적 맥락과 용어 해설
- 야료(惹鬧): 까닭 없이 트집을 잡고 함부로 떠들어대는 짓.
- 정목(丁目): 일본식 행정 구역 단위로, 현재의 '~가'에 해당합니다. (예: 종로 2정목 → 종로 2가)
- 네온가: 네온사인이 화려한 밤의 유흥 거리를 의미합니다.
- 조선권번: 기생들의 조합이자 교육 기관으로, 당시 종로의 밤 문화를 상징하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4. 시사점
이 기사는 김두한이라는 인물이 해방 전에도 이미 종로 일대 주먹 세계의 거물이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그 세력이 당시 일반 대중에게는 결코 우호적인 대상이 아니었음을 명확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숙청하고저 눈초리를 노리고 있던 중"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당시 경찰과 주먹 조직 간의 팽팽한 긴장감도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