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제찰사 이원익 등을 인견하고 격려한 뒤, 광해군을 세자로 정하다.
상(선조)이 선정전(宣政殿)에 나와 징병 체찰사(徵兵體察使) 이원익(李元翼)과 최흥원(崔興源), 우부승지 신잡, 주서(注書) 조존세(趙存世), 가주서 김의원(金義元), 봉교 이광정(李光庭), 검열 김선여(金善餘) 등을 인견하였다. 상이 이원익에게 이르기를, "경이 전에 안주(安州)를 다스릴 적에 관서 지방의 민심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경을 잊지 못한다고 하니, 경은 평안도로 가서 부로(父老)들을 효유하여 인심을 수습하라. 적병이 깊숙이 침입해 들어와 남쪽 여러 고을들이 날마다 함락되니 경성(京城) 가까이 온다면 관서로 파천해야 한다. 이러한 뜻을 경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하니, 원익이 배사(拜辭)하고 물러갔다. 상이 또 최흥원(崔興源)에게 이르기를, "경이 해서 지방을 잘 다스렸으므로 지금까..
2022. 7. 17.
서청에서 환어사 등을 친국하다
왕(광해군)이 〈서청(西廳)에 나아가〉 친국(親鞫)하였는데, 〈영의정 기자헌(奇自獻), 원임 대신 심희수(沈喜壽), 의금부 당상 박승종(朴承宗)·유공량(柳公亮)·조존세(趙存世)·정엽(鄭曄), 대사헌 송순(宋諄), 대사간 유숙(柳潚), 승지 이덕형(李德泂)·이춘원(李春元)·권진(權縉)·김지남(金止男)·신경락(申景洛), 사관 변삼근(卞三近)·이유달(李惟達)·유여항(柳汝恒)·한옥(韓玉), 가주서 이배원(李培元)이 입시하였다.〉 환어사(喚御史/임해군의 첩)에게 압슬형을 가하였으나 불복하였다. 예숙(禮叔) 이하 환어사와 연루된 사람이 여덟 명이었는데 모두 국문에 불복하였다. 왕이 이르기를, "환어사에게 형을 더 가하라." 하니, 환어사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청하였다. 왕이 이르기를, "환어사가 말하겠다는 것은..
2022. 7. 17.
태상왕이 연화방 신궁에서 훙하다
태상왕(태종)이 〈연화방(蓮花坊)〉 신궁(新宮)에서 훙(薨)하니, 춘추가 56세이었다. 태상왕은 총명하고 영특하며, 강직하고 너그러우며, 경전과 사기를 박람(博覽)하여 고금의 일을 밝게 알고, 어려운 일을 많이 겪어 사물의 진위(眞僞)를 밝게 알며, 한 가지 재주와 한 가지 선행(善行)이 있는 자도 등용하지 아니한 일이 없고, 선대의 제사에는 반드시 친히 참사하고, 중국과의 교제에는 반드시 정성을 다하고, 재상에게 〈국사를〉 위임하고 환관을 억제하며, 상줄 데 상주고, 벌줄 데 벌주되, 친소(親疎)로 차등을 두지 아니하고, 관직을 임명하되, 연조로 계급을 올려 주지 아니하고, 문교(文敎)를 숭상하고 무비(武備)를 닦으며, 검박한 덕을 행하고 사치와 화려한 것을 없애어, 20년 동안에 백성이 편하고 산물이..
2022. 7. 17.